학교 밖 학교 이야기 4
독서대상 수상자 중심의 교사모임으로 출발
독서캠프, 인성캠프, 진로캠프, 교과캠프 등 운영
독서교육 전문 대안학교인 미네르바 독서학교 운영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독서문화 확산 노력
우산동 지역주민을 위한 교육문화공간 ‘행복마실’ 설립
35년의 교직생활 동안 좋은 교사 운동과 독서교육운동을 소명으로 교육활동을 실천하다 지난 2022년 2월 말로 정년퇴임을 하신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이사장 임영규님을 만났다. 퇴임 후 새로운 일터가 된 우산동 ‘행복마실’은 지난 해 개관하여 아담하고 포근한 사랑방으로 지역주민들의 쉼터가 되어 있었고, 정갈하게 정돈되어 있는 신간들이 그의 성품을 대변해 주고 있는 듯 했다. 학교 독서교육도 중요하지만 마을학교 형태의 독서 교육과 독서 생활화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20여 년 전부터 원주 독서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독서학교 이야기’의 저자이기도 한 임영규님의 독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이하 독서새물결) 이사장을 맡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독서새물결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인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독서새물결은 전국 초,중,고등학교 독서교육 담당 교사를 중심으로 학교 독서교육의 정착과 사회 독서문화의 확산을 위한 연구와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주요 활동은 각종 독서캠프, 인성캠프, 진로캠프, 교과캠프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시니어진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치매예방인식 개선을 위한 연구 활동과 시니어독서지도사 양성과정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독서새물결의 출발이 궁금합니다.
독서새물결의 시작은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되는데요. 처음에는 국가가 정한 책의 해에 독서대상 수상자 중심의 교사모임으로 출발했습니다. 해를 더하면서 독서대상 수상자 뿐 만 아니라도 독서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지도하는 선생님들이 모이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중에 교육부의 도서관 활성화 5개년 계획에 부응하여 교과별 도서목록 작업이나 KERIS(한국교육학술정보원) ICT 연구활동 등을 하면서 교사단체로서는 처음으로 비영리 공익법인 형태인 독립된 법인체로 운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활동을 하다보면 사업도 확장되고 성격도 바뀌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전에 비해 달라진 활동이 있다면?
우리가 하는 일은 주로 자녀와 제자들의 행복한 진로를 독서를 통해 도와주자는 활동이 중심축이었어요. 그래서 교육부가 후원하는 유일한 독서토론대회를 개최하고 있는데, 벌써 22년 째 무료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독서토론 아카데미나 주말독서학교, 미네르바 독서학교 등 독서새물결에서 하는 활동들이 대부분이 사회에 기여하는 활동이어서 자연스레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여 운영하고 있는 것이 달라진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미네르바 독서학교가 생소한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미네르바 독서학교는 학생 개별 맞춤형 독서교육과정을 개발해서 행복한 진로를 설계하고 추진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독서교육 전문 대안학교입니다. 주말에만 운영하고 있고 학생들이 대상 도서를 읽으며 토론도 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마을 독서학교입니다.
▶원주에서 주말 독서학교를 운영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2000년부터 원주교육지원청에서 운영하는 논술창작영재반 교사로 수업을 시작한 것이 원주독서학교의 출발점이 되었어요. 영재반 수업은 1년 단위로 진행되었는데, 영재반 종강 이후에도 계속 독서교육을 받고 싶은 학생들의 요청이 있어서 희망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율적인 독서영재반 교육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벌써 23년째가 되었네요.
원주 독서학교는 매주 토요일 오전 3시간 동안 책을 읽고, 한 주는 이야기 식 독서토론, 한 주는 교사 질의 식 독서토론으로 진행합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80여 명이 매주 모여 독서공부를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주말 독서학교는 무료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주말 독서학교를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은 학생이 있다면?
제자들을 키워낸 것이 가장 보람이지요. 원주독서학교 학생 중에 6년 동안 함께 공부했던 친구가 올해 서울대학교 교육학과에 진학했어요. 꼭 서울대학교에 진학해서 기억에 남고 성공했다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나 책을 읽고 자신의 진로를 꿈꾸고 그 꿈을 이루어 가는 과정에 제가 함께 했다는 것이 보람되고 고맙게 느껴졌어요.
대한민국 독서대회에서 상을 받기도 했던 한 친구는 미얀마 세계시민캠프까지 같이 다녀오기도 했는데, 다음 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고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에 진학한 것도 기억에 남네요.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라기보다는 미얀마 캠프를 통해 아이들을 잘 도와주는 멋있는 친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좋은 소식을 전해 주어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주말 독서학교를 운영하면서 어렵거나 아쉬운 때가 있었다면?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친구들이기 때문에 제 개인적인 일로 수업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하려고 무척 노력했어요. 친인척이나 지인들의 경조사에 참석하지 못할 때 안타까운 마음이 많았는데, 시간이 지나다보니 많아 이해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미얀마에 학교를 설립하여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1885년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같은 선교사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교육과 의료시설에 선교를 해 주신 것처럼, 우리 법인은 선교단체는 아니지만 교육을 통해 우리가 받은 은혜를 도움이 필요한 나라에 갚아야지 하는 마음에서 학교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미얀마 양곤에 프라미스 학교를 현지 선교사님과 함께 세워서 운영하고 있는데, 우리 법인은 도서관만들기, 교육컨텐츠 제공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독서교육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주신다면 ?
아이가 태어나면 처음엔 엄마 젖을 먹이고 이유식을 거쳐 밥을 먹으면서 성장을 합니다.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 골고루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식사지도도 하지요. 독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읽고 싶은 영역, 예를 들어 역사나 사회의 한 사건이나 과학의 한 장면만 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읽고 싶어 하지 않는 영역의 책도 읽어 보라고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다양성도 길러지게 되고 사고의 폭도 넓힐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읽은 책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과 독서토론 활동을 권장합니다. 친구와 책 이야기를 나눠보는 과정, 독서 말걸기로 시작하는 독서토론 교육이 매우 중요합니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독서활동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중요한 활동과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독서활동이 바로 사회 독서문화의 확산입니다.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대한민국 독서대회입니다. 올해 제22회 대한민국 독서토론·논술대회를 개최하게 되었는데요, 이 독서축제를 위해 매년 120명의 심사위원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서울교대나 상지대학교의 대학평생교육원이나 원주시립도서관 등에 독서토론지도사 과정이 운영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고, 독서토론지도사 자격과정 등을 통해 지역활동가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시니어 진로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치매예방 교육을 독서로 풀어보자는 연구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현재 마을에서 운영하고 있는 경로당의 시스템을 독서사랑방 운동으로 전환해 보자는 것이지요. 이를 위해서 먼저 시니어 독서지도사 교육을 포함하여 매월 1회 시니어 포럼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퇴직 이후 더 바쁘게 활동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퇴직 이후 독서새물결 사무실인 ‘행복마실’로 출근하면서 독서교육 운동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촉법소년에 대한 관심을 가지면서 청소년들의 올바른 진로교육이 시니어의 치매예방교육처럼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겠다고 판단하여 청소년들의 독서캠프로 돕고 있습니다.
최근엔 2022개정 교육과정의 융합선택교과로 “독서 토론과 글쓰기”를 독서새물결에서 개발 중에 있고, 학생들과 교사를 대상으로 독서교육 강연도 하고 있습니다.
▶우산동 ‘행복마실’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몇 년 전, 행정안전부 지역자산화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우산동에 지역주민을 위한 교육문화공간 ‘행복마실’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기존 가옥의 리모델링 과정을 마치고 2022년 2월 22일 개관하였지요. 지역 주민들께서 오가며 들릴 수 있도록 이름도 ‘행복마실’로 정하고, 주민들이 차 한 잔 나누며 하루의 삶을 이야기하는 공간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상지대학교 학생들이 많이 애용하고 있습니다. 요즘 학생들은 카페에서 공부하는 것이 잘 된다네요.
소문이 나면서 원주영상미디어센터 영화감상이나 함께 만드는 우산동 빛의 정원 등 전시활동이나 공연활동 등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행복마실‘에서 자랑하고 싶은 공간이 있다면서요?
‘행복마실’에 부설로 작은도서관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작은도서관에 오시면 출판사의 신간도서를 시중보다 먼저 만나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왜냐하면 신간도서 검토와 홍보를 위해 우리 법인으로 검토용 도서를 먼저 보내오기 때문이지요.. 우리 법인은 그걸 홈페이지에 소개하고 작은도서관에 전시하여 지역 주민들의 독서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오늘날 교사는 있지만 스승이 사라졌고, 교육도 사라졌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사도의 길을 실천하고 계시는 선생님들이 많습니다. 그들이 학교 교사이든, 교회학교 교사이든, 학교 밖 교사이든 그들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기를 간절히 응원하고 있습니다. 지역 사회에서도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응원이 필요합니다. 지역사회가 아이들의 거울이 되고 거울 속에 비친 나의 모습을 보면서 모든 청소년들이 건전하게 성장하기를 소망해 봅니다.
*임영규 선생님의 약력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이사장으로 국가 신지식인(교사) 선정(2003년), 제27회 독서문화상 국무총리상 수상(2021년), 원주 한 도시 한 책읽기 운동 운영위원(2004–현재)으로 활동.
저서로 독서토론 이야기(2019년), 독서학교 이야기(2022)외 다수의 공동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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