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30(토) 10:30시 원주시 태장동에 위치한 원주종합사회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음악회를 진행하였다. 일주일 전 쯤 첫눈이 대설특보로 이어지면서 많은 눈이 내렸고, 이어지는 추위로 인해 마음이 한층 움추려드는 때였는데 다행스럽게도 당일은 그다지 춥지 않아서 행사를 진행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아침 8시 쯤 어제 미리 준비해 놓은 어르신들께 드릴 간식을 챙기고 행사장으로 출발했다.
토요일이라 복지관은 휴무일인데도 음악회를 위해 직원 한 분이 나오셔서 행사 진행을 도와 주셨다.
악기와 간식을 포함한 짐들을 옮기고 무대를 꾸몄다. 별도의 음향 지원을 하지 않아서 복지관 앰프를 사용하는 관계로 열악한 환경이지만 좋은 음악을 전달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의자 배치 등에 세심하게 마음을 써서 세팅을 했다.


음악회는 10시 30분에 시작되어 1시간 가량 진행되었다.
1년 동안 학생들에게 무료로 진행되는 위드뮤직클래식은 2005년부터 시작되었으미 벌써 20여 년이 되어간다. 초기에는 미약하게 출발하였는데 해가 지날수록 참여하는 학생 수가 많아지다가 코로나의 여파로 방과후활동 전체가 주춤대면서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이 줄어들었다. 댜행스러운 것은 지도하는 선생님들의 열정은 변함이 없어 열성적이다. 무료 재능기부인데도 마쁜 시간을 마다않고 학생 지도에 열심이시다.

약 40여 분의 어르신들이 음악회에 참석하셔서 박수를 쳐 주시며 환호와 응원으로 답해 주셨다.
간단한 연주곡에 대한 설명을 해 드리고 일상 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무엇보다 손주 같은 학생들의 연주에 흡족해하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클래식 연주가 간혹 지루하게 느껴지실지 몰라 젬베음악을 추가 했는데 함께 노래를 부르며 호응해 주시는 반응이 무척 좋아보였다.

마지막 연주는 행사에 참여한 모든 학생들이 함께 연주하는 무대라서 준비하는 데 조금 시간이 지체되었다. 이 시간을 염두에 두고 준비한 심순덕 님의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라는 시를 낭송해 드렸다.
♣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해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시 낭송 중 눈을 들어 어르신들을 보았는데 몇 분이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이 보였다.
가슴이 뭉클해서 울컥 감정이 솟아올랬지만 태연한 척 낭송을 마쳤다.
마지막 연주를 끝으로 찾아가는 음악회가 마무리 되었다.
집으로 돌아가시는 길에 간식을 챙겨 드리는데 어르신 몇 분이 음악도 좋았고 시 낭송도 좋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신다.
음악회와 간식보다 더 큰 감동을 어르신들께 받는 시간이었다.
♠ 음악회 도중 낯익은 모습이 보여 행사가 모두 끝난 뒤 확인해 보니 50년도 더 지난 초등학교 4학년 담임이셨던 이순자 선생님이셨다.. 90세인데도 꼿꼿하신 모습이 대단하시다. 모자를 눌러쓰고 계셔서 처음에는 몰라뵜는데 음악회 내내 마음이 쓰이던 것이 아마도 어릴적 생각이 잔상으로 남아있는 덕이 아니었나 새삼 스스로에게 감사함도 느꼈다. '내년에도 오면 좋겠어, 오게 되면 미리 연락하면 내가 뭐라도 준비할게' 하시며 손을 꼭 잡아주시는 선생님의 따스한 손길이 긴 여운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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